4월 햇빛은 따뜻하고 바람은 시원한 어느 날 안진희 회원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안진희 회원님은 9기 가정폭력 전문상담원 교육을 수료 후 지금까지 시흥여성의전화 정회원으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굉장히 오랜만에 만나뵙습니다.

밴드에서 소식 올라올 때 마다 답글 달아주셔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먼저 선생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군부대에서 양성평등상담관 업무를 하고 있는 안진희라고 합니다. 지금 이 업무를 새롭게 맞게 된 것은 작년 8월부터 시작을 하게 되었구요,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멋진 일을 하고 계시네요. 저희 시여전과는 어떤 계기로 만나게 되었나요?

제가 현역시절 양성평등상담관 업무를 하게 되었고 관련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양성평등교육원에서 교육도 받고 했는데, 상담능력을 좀 더 키우고 싶었어요. 재취업 교육 기간동안 한국여성의전화에 상담원교육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타이밍이 안 맞았어요. 집 근처 제일 가까운 곳은 성남여성의전화였는데 그곳도 시간이 맞지 않았구요. 그러다가 시흥여성의전화랑 교육 시간이 맞더라구요. 그게 운명이였어요. 하하하 굉장히 멀었는데 그래도 선뜻 선택을 한 거죠. 남양주 다산에 있으면서 굉장히 먼데도 불구하고 지금 나한테 꼭 필요하다 생각을 하고 그 기간이 아니면 못 받을 거 같아서, 타이밍을 놓칠 거 같아서 과감하게 용기를 냈죠

그 용기가 지금까지 이렇게 인연이 이어졌네요. 교육 후에 좀 얻게 된 것은 있으셨나요?

가정폭력상담원 교육이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여성주의 상담이였잖아요. 가정폭력 부분에 대한 지식도 얻게 되었고, 깨달음도 얻게 되었죠. 여성의 입장에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 여성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내고 있는지 알게 되었죠. 그리고 말하기대회를 직접 보면서 우리 여성들이 정말 여전히 힘들게 살아내고 있구나 느끼게 되었죠. 저는 직장 내에서 중간계급에 있었고, 살면서 나도 나름대로 어느정도 힘이 있는 위치에서 살았기 때문에 잊고 살고 있었어요. 우리 엄마가 살던 모습을 지금도 많은 여성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말하기 대회에서 많이 느꼈어요.

맞아요. 우리가 우리 어머니 세대에는 지금 보다 훨씬 더 가부장제가 심했었고, 매맞는 여성들이 많았죠.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 어머니 세대와 같은 여성이 있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니 더 가슴 속에 와 닿았을 거예요.

교육을 받으면서 그리고 말하기대회를 통해서 그걸 많이 알게 되었죠. 뭐든지 경험하지 않고서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한다는건 쉬운일은 아닌거 같아요. 그래서 보고 배워야 하는 것 같아요.

아쉬웠던 것은 교육 기간동안 일대일 상담에 대해서 좀 알고 싶었는데 이뤄지지 않아서 아쉬었어요. 직접 피해자 상담을 해 보면 더 많이 배웠을거 같아요.

네. 그 당시에도 현장경험에 대한 욕구가 많으셨어요. 교육 받으셨던 것이 지금 하시는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셨나요?

여전히 상담이라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여기서의 업무는 여성의전화처럼 큰 폭력피해 상담은 아니고, 업무적인 어려움에 대한 상담이 많아요. 그렇지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고 같이 나눈다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인거 같아요.

상담 업무라는 것이 정말 힘든일이예요. 저희도 그래서 상담사례에 대해서 다른 활동가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논의하면서 다시 한번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어요. 선생님은 지금 우리가 코로나시대로 지내고 있는게 1년이 넘어가고 있잖아요. 선생님 삶에서 달라진 것은 어떤 것이 있나요?

일상이 달라진 거잖아요. 제일 많이 달라진 것은 각 부대를 방문해서 내담자를 만나야 되는데, 만나러 다니지 못하는거였죠. 요즘엔 완화가 돼서 만나러 다닐 수 있지만, 여기는 더 민감한 곳이라서 한동안은 전화로만 만나게 되니깐 어려움이 많았어요. 내담자들이 업무시간에 전화로 상담을 하는 것은 사적인 전화로 오해 받을까봐 부담을 많이 갖게 되죠. 그리고 내 이야기라는 것이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만나서 서로 신뢰가 쌓이게 되면서 마음을 열게 되는 것인데 전화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어서 그런 것이 많이 어려웠어요.

초임자가 업무에 대한 어려움을 상담간 이야기하는데, 전화로 마음을 열고 이야기하게 한다는 것이 참 어려운 것이라 힘들었어요.

선생님은 코로나로 인해 사람을 만날 수 없었던 상황을 직격으로 맞으셨네요. 정말 어려우셨겠어요. 시흥여성의 전화 활동 소식을 밴드를 통해 많이보시잖아요. 앞으로 시흥여성의전화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하하하, 가끔씩 보고 있습니다. 활동가 분들이 열심히 잘 해내고 계시는데 바라는 점은 없어요. 교육 받을 때도 보면 활동가분들은 에너지가 있고, 내가 이런 것을 바꿔보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고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고 기여를 하는거잖아요. 그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바라는 것이 없어요.

감사합니다. 안진희 회원님도 이렇게 정회원으로 시여전과 함께 하고 계시잖아요. 이렇게 회원으로 활동하고 계시는 것도 여성운동을 함께 하는 거예요.

오늘 정말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 좋았습니다.